사랑하는 15만 강서구민 여러분과 김주홍 의장님, 동료의원 여러분! 송광행 부구청장님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박상준 의원입니다.
낙동강 600리의 끝자락에 드넓게 펼쳐진 가락의 평야는 예로부터 맛 좋은 쌀이 나기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우리 강서구 가락동의 벼 재배면적은 2,194ha로 부산광역시 벼 재배지의 85.6%에 달해 부산에서 생산되는 쌀 대부분은 가락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가락의 황금쌀은 강서를 넘어 우리 부산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8월 26일 온통 황금빛으로 물든 가락의 들판에서 올해 부산 첫 가을걷이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한 해 동안 고이 길러 알알이 영근 쌀알을 거둬들이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기쁘기 그지없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5.5g입니다. 커피 컵에 담으면 절반도 차지 않는 양입니다. 매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품격 있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인은 밥심이라던 말이 무색하게 우리는 하루 한 컵의 쌀도 먹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벼를 수확하기 시작하면 올해 생산된 햅쌀을 채워 넣기 위해 쌀 저장고가 비워져 있어야 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현재 가락의 쌀 저장고에는 지난해 수매한 쌀이 아직도 절반 넘게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만 가고 있는 데다가 최근 쌀 판매 경향은 고가의 브랜드 쌀이 아니면 가성비를 따지는 염가의 쌀로 양극화되고 있어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거나 박리다매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팔리지 못하고 고스란히 묵은쌀이 되어버립니다.
올해는 더욱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얇아진 지갑에 소비자들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똑똑한 소비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비싸면 팔리지 않고, 조금이라도 흠이 있으면 사지 않습니다. 이렇게 쌓인 묵은쌀의 재고가 기적적으로 줄어들지 않는다면, 올해는 수매량을 더욱 줄일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수매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고스란히 쌀 농가의 손실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렇듯 쌀의 재고는 늘어나는데 쌀값은 내려가고 있는 현 상황은 쌀 농가에는 가히 재난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반세기 전 배 곯던 시절 식량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적극 장려했던 쌀농사가 이제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본 의원은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가락의 명품 쌀 황금예찬을 고급 브랜드화하고 황금쌀의 가격 안정을 위하여 아낌없는 강서구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철원의 오대미, 이천의 임금님쌀, 화성의 수향미, 충청도의 삼광미와 같이 주요 쌀 생산지에서는 고급품종 쌀 브랜드화에 이미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에 질세라 다른 여러 지자체는 판매촉진, 유통활성화, 출하장려금, 손실보전금과 같이 쌀 가격을 안정화하고 판매량 제고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강서구 역시 가락 쌀의 안정된 수매를 위해 산물벼 수매 손실액의 일부를 손실보전금으로 특별지원하고, 쌀 시장의 구조적 문제나 외부적 요인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농가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합니다.
둘째로, 가락 쌀의 소비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와 협조 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정보의 대홍수 시대에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SNS를 포함한 온라인 유통채널과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과감한 판촉 행사로 소비자들에게 가락 쌀을 널리 알리고 구매를 유도해 지속적으로 판매량을 늘려야 합니다. 또한, 안정적인 쌀 판매처 확보를 위해 학교, 공공기관, 기업에 한정하는 쌀 소비 촉진 지원사업의 공급 대상을 확대해야 하며, 이를 명문화 하는 지역쌀 소비촉진 지원조례 제정 및 시행에 강서구는 적극 협조해야 합니다.
농자천하지대본은 농사가 생명의 본질이라는 뜻이며 쌀은 농사의 근본이 되는 작물입니다. 곤두박질치는 쌀값에 시름시름 앓는 우리 강서구 쌀 농가의 아픔을 헤아리기 위해 더 늦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곧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는 주변의 고마운 분들께 가락 쌀 황금예찬으로 그 마음을 전하면 어떨까 제안하며, 이상으로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